바이오기업 차바이오텍의 실적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7년 4분기 실적부터 미국 차병원의 정부보조금이 새롭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국내뿐 아니라 세계 학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송재훈 전(前) 삼성서울병원장이 2일 차바이오텍과 CMG제약 등의 경영을 총괄하는 차바이오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송재훈 차바이오그룹 회장은 “차바이오그룹은 세계적으로 드물게 의료기관과 연구기관, 기업이 연계된 산·학·연·병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며 “현재의 조직을 더욱 향상하고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차바이오그룹이 세계적인 생명공학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조에 주식 시장도 오름세를 보인다. 2일 차바이오텍 (21,900원▲ 3,350 18.06%)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3일간 평균 거래량이 1544만주로, 60일 하루 평균 거래량 261만 주와 비교하면, 최근 거래량이 급증한 셈이다.
◆ 미국 QAF 승인으로 4분기 실적 향상 기대
지난 12월, 미국 당국은 미국 차병원(CHA Hollywood Presbyterian Medical Center)에 대한 5차 QAF(미국 정부보조금)를 승인했다. 2017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30개월 동안 5차 QAF 집행 비용 규모는 1억7901만달러(1902억9375만원)에 이른다.
QAF(Quality Assurance Fee)는 미국 연방 정부가 저소득층 환자들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캘리포니아 소재 의료기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미국 연방 정부가 승인을 미루면서 차바이오텍은 미국 병원의 정부 보조금 매출은 실적에 반영하지 못해왔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QAF 승인으로) 차바이오텍의 미국병원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올해 1~3분기에 인식되지 못했던 미국 병원 QAF 매출이 4분기에 반영돼 매출과 수익성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7년도 4분기 예상(인식) 매출액은 4차 QAF 450만달러와 5차 QAF 3760만달러를 합산한 4210만달러(447억2200만원) 규모로 추정되며 QAF 승인에 따른 수익도 2650만달러(281억483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5차 QAF 매출은 4차 QAF 대비 원가율이 41.3%에서 31%로 하락하는 반면, 이익률은 6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 ▲ 케이프투자증권 제공
차바이오텍은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4년 인적 분할 이후 계속 적자였다가 2017년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한 120억원, 누적 영업 이익 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 생명윤리법 허용 범위 확대로 미소 짓나
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에 대한 규제 개선 의지를 표하면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인 차바이오텍이 규제 완화의 주요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1월 말, 이낙연 국무총리는 ‘제2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 대화’를 주재하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연구 허용 질환 범위를 선진국 수준으로 허용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생명윤리법 제29조와 31조는 배아연구의 범위를 난임치료, 근이양증, 희귀난치병 등 22개 질환에 대한 연구로 한정하고 있는데, 허용 범위를 더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차바이오텍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16종의 줄기세포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줄기세포 치료제 상업화를 위해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차병원그룹 내 연구자들은 국내법을 피해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및 치료제 임상시험 등을 미국에서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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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바이오텍 파이프라인 임상시험 진행 현황 / 차바이오텍 제공
이 회사의 1호 파이프라인인 급성 허혈성 뇌졸중 탯줄 줄기세포치료제 코드스템(Cordstem-ST)의 임상 1/2a상을 종료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으며,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걷거나 달리는 도중 갑자기 다리에 통증이 생기는 ‘간헐성파행증’ 태반 중간엽 유사세포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설립 초기부터 다양한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역량을 축적해왔고, 현재 국내외에서 다양한 임상시험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며 “차바이오텍이 보유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줄기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에 대한 차기 전략 세포치료제를 선정해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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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2/2018010202355.html#csidxa05a9c9b3c524c3b5ff61f0e7f45544